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논란


2000년 이후,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일제강점기 미화 등 우리 역사를 왜곡하려는 시도가 계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에서의 우리 역사 교육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흐름 가운데, 2013년, 교육부는 2017학년도 수학능력시험부터 한국사가 필수 과목으로 지정된다고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국사’ 교과가 근현대사 중심의 ‘한국사’로 개편되며 교과서 역시 이전의 국정 교과서에서 검정 교과서로 바뀌게 되었다.

새로운 교과서가 검정 교과서로 출판됨에 따라, 각 교과서의 검정 과정이 많은 관심을 받게 되었고, 특히 교학사의 한국사 교과서가 큰 논란을 일으켰다.


1장. 검정


2013년 5월 10일, 교학사에서 집필한 한국사 교과서가 검정심의 본 심사를 통과했다. 하지만 당시에 뚜렷한 논란은 없었다.


논란은 오히려 5월 31일 한국현대사학회의 학술회의, '교과서 문제를 생각한다. : 중·고등 한국사 교과서 분석과 제언'에서 발생했다.

한국현대사학회는 2009 역사교육과정 개정 당시 ‘민주주의’를 ‘자유민주주의’로 수정할 것을 건의했던 뉴라이트 단체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뉴라이트는 20세기 중반에 미국, 영국에서 나타나 전 세계로 확산된 다양한 형태의 보수, 우익 성향의 단체, 운동을 지칭하는 말이다. 신우익, 신보수주의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의 뉴라이트는 한국형 신보수주의를 표방하며, 특히 잘못된 역사관에 대해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학회에서 기존 역사 교과서의 좌편향 문제를 비판한 것이 논란을 일으켰다.


한겨레신문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뉴라이트 교과서에 ‘5.16은 혁명, 5.18은 폭동‘” 이라, 경향신문에서는 “편향된 눈으로 ‘편향’ 말하는 뉴라이트 역사관” 이라 비판하는 등 진보 언론에서 잘못된 역사관의 뉴라이트 교과서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한겨레신문을 비롯한 일부 진보 성향의 언론과 커뮤니티를 통해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에서 김구, 안중근 등 독립 운동가들을 테러리스트라 칭한다는 등 역사 왜곡과 관련된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었다. 이는 2008년 시판된 뉴라이트 단체의 대안 교과서의 내용을 근거로 한 루머로 밝혀졌고, 한겨레신문에서는 9월 정정 보도를 했다.


교학사 측에서 검정심의 본 심사 이후에 교과서를 공개하지 않는 점도 논란을 일으켰다. 교학사를 제외한 각 출판사 사이트에서는 검인정 교과서를 홍보하기 위해 PDF 파일을 열람할 수 있도록 했으나 교학사는 홈페이지 상의 공식 입장을 통해 현재 검정 중인 교과서는 공개가 불가능 해 빠른 대응이 불가능 하다고 밝혔다.


이런 논란 가운데, 8월 30일,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가 검정에서 최종 통과되었다. 각종 언론과 커뮤니티, SNS에서 즉각적인 비판이 있었으며 학회와 정치권에서도 움직임을 보였다.


9월 10일, 한국역사연구회를 대표로 한 4개 역사단체가 교학사 오류공개 설명회를 열어 오, 탈자 등 단순오류 사항 외의 중요한 내용 오류들을 298건으로 정리해 지적했다. 한국 고대 문화에 대해 다루며 중국의 동북공정을 수긍하려는 의도부터 현대사에서는 독재자를 옹호하거나 독재를 얼버무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는 비판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사실 오류와 부적절한 표현의 사용, 각종 자료의 무단 전재 등의 문제가 지적되었다.

특히 일제강점기 역사의 오류가 125건 가장 많았다. 독립 운동사를 다루는 과정에서 이승만의 이름이 42회 등장하는 것에 반해 김구와 윤봉길, 안충호 등은 거의 언급되지 않는 것으로부터 이승만을 노골적으로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한 김성수 등 친일인사들을 민족주의 인사로 둔갑시키고 식민 통치가 우리를 발전시켰다고 미화하는 듯한 서술 역시 비판받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교학사 교과서의 검정 통과 직후 전 의원 반말 의사를 표명했다. 그 후 9월 10일 구성한 '역사교과서 친일독재 미화, 왜곡 대책위원회' 에서 교학사 교과서의 검정 합격 취소가 없다면 교육부 장관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11일, 서남수 교육부 장관을 방문해 교학사 교과서 검정 취소를 요구했고 교육부 장관은 교학사 교과서에 오류가 존재함을 인정했다.

그에 반해 새누리당의 경우, 9월부터 당내 모임, ‘근현대 역사교실’을 통해 적극적으로 뉴라이트의 역사관을 옹호하는 등 교학사의 교과서 발행을 적극적으로 지원 옹호하는 듯 한 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교육부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포함, 8종의 한국사 교과서를 10월 말까지 수정 보완하라는 방침을 발표하며 적극 대응에 나서는 듯 했다.


하지만 9월 15일 교학사를 제외한 7종의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이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교육부 수정지시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문제가 되고 있는 교학사 교과서와 같은 취급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은 17일, 기자회견을 통해 교육부의 수정 보완을 지시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오류만을 수정할 뿐 뉴라이트 역사관이라 비판받으며 논란이 되고 있는 역사관은 바꾸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25일,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 6인 중 3인이 집필진 명단에서 자신들을 제외시켜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 여러 학회와 시민단체 등에서는 계속해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 취소를 요구했다.


12월 27일, 국회 교문위 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교육부의 승인 없이 42건을 자체 수정한 교학사 교과서의 승인취소를 주장했다. 교육부에 보고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내용을 수정해 일선 학교에 교과서를 배포한 행위는 명백한 법령 위반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현행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에서는 교육부 승인을 거치지 않은 교과서 내용 수정이 이루어지면 검정이 취소된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에서는 민주당의 교학사 역사교과서 검정 취소 요구에 대해 "정치공세" 라 비판했다. 새누리당은 오류 사항에 대해 장관 승인을 거치지 않았다는 사유만으로 검정취소를 한다면 현재 사용 중인 교과서 도서 상당수가 검정 합격 취소될 우려가 있다며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검정 취소는 있을 수 없다 반박했다.


하지만 이런 논란 가운데서도 교학사 교과서를 비롯한 한국사 교과서의 수정, 보안과 심사는 진행되었다.

2013년 10월 21일. 교육부가 8종의 한국사 교과서의 구체적인 수정 및 보완 권고사항 총 829건을 발표했고 11월 1일, 교육부 수정지시를 거부한 7종의 한국사 교과서 출판사를 포함한 8종 교과서 출판사에서 교육부의 수정 보완 권고사항 반영한 수정·보완 대조표를 제출했다. 11월 29일, 수정 심의회에서 교과서 수정 및 보완 권고사항을 전건 수용한 리베르스쿨에 대한 수정명령이 취소되었고 리베르스쿨을 제외한 7종 교과서가 수정하지 않은 오류 41건에 대한 수정명령을 재차 통지했고 이에 대한 수정, 보완 대조표를 재차 제출되었다.

12월 4일,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집필진은 교육부 수정명령에 대한 취소소송과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12월 10일, 출판사들이 집필진과 협의 없이 교육부의 수정안을 수용한 수정판을 제출해 교육부가 이를 승인함해 8종의 한국사 교과서가 모두 최종 승인되었다.


한국현대사학회가 도화선에 불을 붙인 한국사 교과서의 역사관 논란은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뉴라이트 역사관에 대한 논란으로 구체화되었다. 다수의 학회와 야당 등 진보 진영에서는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역사 사실 오류 및 각종 자료의 전재 등의 문제를 비판하며 검정 취소를 요구했다. 이에 비해 뉴라이트 계열 단체와 새누리당, 그리고 일부 보수 단체에서는 역사관의 다양성 존중 등을 근거로 반박했다.

이런 논란 가운데서도 수정 및 심사 과정은 계속되었고 결국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최종 승인 이루어졌다. 하지만 각 고등학교의 교학사 한국사 채택 과정에서도 논란이 계속되었다.


2장. 채택

한국사 교과서의 최종 승인 이후, 12월 13일, 대구광역시 학교운영위원연합회가 최근 대구지역 각 고등학교에 교학사 외의 다른 교과서들을 비판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 사실상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채택을 강요한 것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학교운영위원연합회는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활동하기 때문에 일선 학교 입장에서는 무시하기 어려운 단체다. 학교윤영위원연합회는 공문에서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논쟁이 도가 지나쳐 학부모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고 교육부의 수정 권고와 명령을 거부한 저자들이 쓴 역사교과서에 대해서 납득할 수 없다” 라며 노골적으로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주문했다.


12월 30일, 전국 고등학교가 2014년 교과서 선정내역을 발표했다. 이때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고교는 아래와 같다.


서울 창문여고, 성남 영덕여고, 파주 운정고(공립), 수원 동원고, 수원 동우여고, 여주 제일고, 울산 현대고, 대구 포산고(공립), 경북 성주고(공립), 전주 상산고, 경남 합천여고, 양평 양서고, 경남 창녕고, 산청 지리산고


발표 직후,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들에서 채택 철회 요구가 빗발쳤다. 학생과 교사뿐만 아니라 동문회와 지역단체 등에서도 철회를 요구했다.

1월 2일, 동우여고 학생들이 ‘안녕들 하십니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며 대자보를 통해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비판했다. 그리고 이에 이어 한국사 교사는 페이스 북을 통해 교학사 교과서 선택 과정에서 외압이 있었음을 알렸다. 사립학교인 동우여고의 특성 상, 이사회 등을 통한 외압이 있었다는 것인데, 실제로 12월 30일 당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 중 3곳을 제외하면 모두 사립학교였다.

1월 7일에는 경북 청송여고에서 교학사 교과서를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채택했음이 밝혀졌다. 학교에서는 교사들로 구성된 교과서선정위원회에서 교학사 교과서가 1순위로 선정되었고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이를 그대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송여고 학교운영위원장 강종창씨는 위원회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졸업생과 청송군 시민단체 등이 교학사 교과서 채택 철회를 요구했고 결국 채택이 취소되었다.


이런 가운데, 교학사에서는 자사의 한국사 교과서 채택 취소 요구를 마녀 사냥식 채택 반대라 비판했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 제작된 교과서의 채택을 막을 수는 없다며 채택 취소 요구의 중심이 되는 진보단체 등에 법적 대응을 고민 중이라 밝혔다.

또한 교육부에서는, 1월 8일 한국사 교과서 선정 결정을 변경하거나 변경을 검토한 20개 학교 중 일부에서 외부의 압력이 있었다는 특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항의 방문 및 시위  등이 교과서 선정 결정 변경에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교학사 한국과 교과서 채택 취소 요구가 계속됨에 따라. 1월 9일 당시 한국사 교과서 채택 결과를 발표한 전국 1794개 고등학교 중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는 단 한 곳도 없었다. 1월 27일, 부산부성고등학교가 교학사 교과서 채택을 발표했지만, 2014년 교학사 교과서를 채택한 고등학교는 이곳 한곳에 불과하다.

이를 두고 교학사 교과서를 옹호한 새누리당에서는 역사교과서를 다시 국정교과서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한민국 애국 시민 연합을 비롯한 510여개 보수단체들이 '교학사 교과서 지키기 모임'을 결성하고 삼일절에 교학사 교과서의 현장 판매를 진행하기도 했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는 잘못된 역사관과 역사 사실 오류 등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검정 승인되었다. 하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첫 채택율도 매우 낮았을 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1개 학교를 제외하고는 최종 채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의 중국의 동북공정을 수용하고 일제강점기와 독재 정권을 미화하는 미뉴라이트 역사관은 잘못되었다. 또한 역사적 사실의 오류와 잘못된 자료 전재 등의 문제도 존재한다. 정상적인 과정으로는 검정 승인이 이루어져서는 안 될 교과서였다. 하지만 교육부에서는 기본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교학사 교과서의 검정 통과를 추친했고 역사 학회와 시민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최종 승인이 이루어졌다. 충분히 뉴라이트를 지원하는 누군가의 외압이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 정황이다. 이는 잘못된 것이고 사회적으로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학술적으로 다룰 만한 가치가 있는 논의까지 무조건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감정적인 비판이 아니라 사실에 근거한 논리적 비판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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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im 2014.10.07 17:47 신고

    좋은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2. sms 2014.11.02 15:58 신고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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