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말, 동남아시아 타이의 수도 방콕 주변에 50년만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당연히 주변 공장들도 대부분 침수되었고 특히 타이에 집중되었던 하드디스크의 조립 및 부품 생산 공장들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당장 하드디스크 생산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며칠 사이에 가격이 3배 가까이 폭등하고 아예 하드디스크를 구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후 몇 달이 지난 지금 타이의 홍수로 인한 피해는 어느 정도 복원되었지만 하드디스크 가격인 아직도 타이 홍수 이전 가격이 2배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이 사람들이 하드디스크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하드디스크의 정식 명칭은 Hard Disk Drive입니다. 이를 줄여 일반적으로 하드, 하드디스크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하드디스크에 숨겨진 비밀이 있습니다. 바로 같은 하드디스크라도 정보가 저장되는 위치에 따라 읽기와 쓰기 속도가 다르다는 것입니다.


 

왼쪽은 하드디스크의 가장 바깥쪽 드라이브, 오른쪽은 하드디스크의 가장 안쪽 드라이브입니다. 물리적으로 다른 저장장치에서 파일을 복사할 때의 속도가 2배 가까이 차이가 나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가끔 겪어보신 분이 계실 것입니다. 저장 위치가 다를 경우 다른 하드디스크에서 파일을 복사해 올 때 속도 차이가 나거나 조금 무거운 게임을 실행하실 때 로딩 시간도 차이가 납니다.

좀 더 자세하게 볼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는 읽기 속도를 측정해 보았습니다. 바깥쪽에서 시작해 점점 안쪽으로 들어가며 속도를 측정해 보니,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점점 속도가 느려짐을 알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모르고 지냈을 수 있지만 같은 하드디스크라고 해도 꽤 큰 성능 차이가 납니다. 어떤 복잡한 기술적 원인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매우 간단한 이유 때문입니다.

하드디스크는 플래터라는 커다란 원판 위에 데이터를 기록합니다. 정보를 읽거나 쓰기 위해서는 위 원판을 빠른 속도로 회전시켜야 하는데 하드디스크의 성능은 이 회전 속도에 비례합니다. 하지만 소음과 진동 등의 이유로 인해 데스크톱에 사용되는 하드디스크의 회전 속도는 7200rpm, 즉 1분에 7200바퀴를 넘지 않습니다. 이 사실로부터 왜 하드디스크의 바깥쪽 부분은 읽기와 쓰기 속도가 빠르고 안쪽 부분은 그 속도가 느린지를 알 수 있습니다.


간단한 물리를 도입해 보겠습니다. 원운동을 하는 물체가 단위시간당 원주 방향으로의 이동거리를 의미하는 선속도는 아래와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즉 선속도는 원주의 길이를 주기로 나눈 것입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선속도란 어떤 물체가 얼마나 빨리 도는지를 나타냅니다.

위 식을 이용해 하드디스크 각 위치의 회전 속도를 구해 보겠습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일반적인 데스크톱용 회전 속도는 7200rpm이므로 주기는 1/120초입니다. 하드디스크 플래터의 크기는 보통 3.5인치이고 중심에 모터 부분이 1인치 정도 됩니다. 즉 플래터의 가장 바깥쪽 부분은 중심으로부터 8.89cm, 안쪽 부분은 2.54c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이 값들을 위 식에 대입해 보았습니다.


 

왼쪽은 플래터의 가장 바깥쪽, 오른쪽은 플래터의 가장 안쪽 지점의 선속도입니다. 실제 선속도는 3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다만 실제 성능은 정보 처리 과정에서 여러 기술들이 적용돼 그 차이가 2배가 채 되지 않습니다.

이제 왜 하드디스크의 각 지점의 정보 처리 속도 차이가 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럼 몇 가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먼저 운영체제는 하드디스크의 가장 바깥쪽, 즉 가장 첫 번째 드라이브에 설치해야 합니다. 또 자주 사용하는 파일일수록 하드디스크의 바깥쪽에 저장해야 하겠죠. 거의 사용하지 않는 파일은 안쪽 드라이브에 저장하면 됩니다. 그럼 어느 정도 빨라진 컴퓨터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이전 연구의 일부 부분을 기사 형식으로 정리해 과학동아에 기고한 글입니다. 연구 전체 내용은 아래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Researches/HDD and SSD] - HDD와 SSD의 작동원리분석과 이에 따른 성능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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